순례길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뭐 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앞의 글에서 말씀드린 루트 선택을 완료했다면, 이제는 정말 비행기를 끊고 짐을 쌀 시간입니다.
오늘은 항공권 구매와 준비물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1. 항공권 구매
많은 사람들이 해외여행 경험이 있지만, 그럼에도 생각보다 항공권 구매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자유여행 경험이 많지 않거나 최근의 비행편은 직항이 거의 없고, 비싸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순례길의 경우 입국해야할 도시가 딱히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어디로 출국해야 할지 막막하기까지 합니다.
일반적으로는 생장을 기준으로 파리, 바르셀로나, 마드리드를 통해 입국합니다. 순례길 시작점인 생장피에드포르 까지의 거리나 이동 시간에 세 도시 모두 큰 차이가 없습니다. 따라서 본인이 방문하고 싶은 도시를 기준으로 계획을 세우면 됩니다. 코로나 지침이 있을 때는 국경을 넘는 게 부담이 되었기에, 많은 분들이 프랑스 입국을 선택했습니다. 다만 최근에는 유럽 내 코로나에 따른 이동 제한이 거의 없어지는 추세입니다.
저는 2015년 파리와 바르셀로나를 다녀온 경험이 있어, 그냥 저렴한 표를 구매하기로 했습니다. 약 2주 뒤 바로 출국할 계획을 세웠기에 즉시 밤새 표를 찾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인터파크투어를 통해 노출되는 현대카드 프리비아 청구할인을 통해 카타르항공을 이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입국은 마드리드로, 출국은 바르셀로나를 통해 하는 경유1회 비행기를 선택했습니다. 가격은 87만원에 구매했습니다. 당시 가장 저렴한 표는 50만원 대에도 구매가 가능했지만, 경유 대기 시간이 길고, 비행 출발과 도착시간이 불편한 점 등을 고려해 조금 비싼 표를 선택했습니다.
*과거와 달리 유럽 직항 노선이 대폭 줄어들어, 일부 대표 노선을 제외하면 경유편 항공을 이용하게 됩니다. 직항편을 선호한다면 파리 또는 프랑크푸르트, 바르셀로나로 연결되는 대한항공 직항편이 있습니다. 다만 22년 여름 기준으로 코로나 이전보다 항공운임이 2배 수준으로 올랐기에 저는 과감히 포기했습니다. (왕복 약 250 - 300만원)
저는 많은 자유여행을 다녔던 노하우로, 항공권을 저렴하게 잘 구하는 편입니다. 그 비결은 간단합니다. 손품을 팔면 됩니다. 저의 경우 아래와 같은 순서로 표를 구합니다.
1. 항공권 구매 시 입출국 도시를 유연하게 정해둔다.
2. [ 스카이스캐너, kiwi, 구글 Flight, 인터파크투어] 4개의 중개 사이트를 비교한다.
3. 중개사이트에서 가격, 이착륙 시간, 경유의 옵션을 선택한다. (최소 조건으로 필터 사용)
4. 수화물, 좌석 선택, 환불 등의 옵션을 점검한 후 결재를 진행한다.
5. 만약 중개사이트에서 연결하는 항공권 중 항공사 직접 판매가 가장 저렴한 경우에는,
항공사 사이트로 직접 로그인 후 구매한다. (항공권 변경, 환불 시 편의가 높음)
* 모두 최저가를 표방하지만, 실제 비교해보면 많게는 같은 항공편도 15만원씩 차이가 나기도 합니다.
** 너무 복잡하다할 때는 그냥 스카이스캐너로 구매하면 중박 이상은 칩니다. (개인적 의견)
*** 구글 Flight는 사용 인터페이스가 복잡합니다. 대신 가끔 정말 저렴한 항공권이 검색됩니다.
****항공권 관련 문제 발생 시 중개 사이트는 책임을 회피하거나 고객센터 연결 자체가 불가한 경우가 있습니다.
따라서 교환, 환불 조건을 사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또한 이러한 문제에 민감하다면 국내 여행사 사이트(인터파크 투어, 모두투어 등) 또는 항공사를 통한 구매를 추천드립니다.
2. 준비 물품 구비
준비 물품은 포털 사이트나 까미노 관련 카페에 검색하면 이미 정말 많은 분들이 자신의 백패킹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대표 카페인 [까친연_까미노친구들의연합] 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다른 분들의 경험을 참고하여 구매할 물품을 정리했고, 모든 물품을 새로 구매했습니다. 감사하게도 대부분의 물품은 친구들에게 선물 받은 덕에 지출이 크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실제로 배낭을 싼 물품은 아래와 같습니다.
배낭_ 오스프리 카이트36L
등산화_ 밀레
침낭, 등산스틱, 챙있는 모자, 판초우의, 헤드랜턴, 크록스샌들
바람막이, 기능성 티 2장, 레깅스바지 2장, 인진지 양말 2켤레, 크루삭스 1켤레
더워지면 버릴 경량패딩,후리스, 접이식 가방, 스포츠타올 2장, 속옷 3장
올인원비누, 칫솔치약, 방수팩, 휴대용 스킨로션, 선스틱, 빨래건조용 옷핀, 소독용 알콜스왑, 반짓고리
결과적으로 출발 시 배낭 무게는 9.5KG이었습니다. 몸무게의 10%가 적정 무게라고 하니 저는 거의 적정무게의 2배를 지고 다닌 셈입니다. 실제 걸으며 무겁다고 노래를 불렀습니다만, 모두 필요한 물건이라 버리기 힘들었습니다. 결국 마스크 한 묶음, 양말 두켤레, 헤드랜턴, 잘입다 버린 후리스와 경량패딩을 중간에 버렸습니다.
검색해보면 등산화는 발목이 올라온게 좋다는 평이 대부분입니다. 저도 첫 등산화를 구매함에 있어 평을 따랐습니다. 그러나 신발 자체는 굉장히 편했음에도, 후에 발목 마찰로 인해 힘줄 염증과 박테리아 감염을 겪게 되었습니다. 당연하지만 남들의 추천보다 '나에게 맞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등산스틱도 처음 사용해봤는데 내가 농담삼아 " They are my 3rd and 4th legs "라고 했을 정도로 정말 잘 사용했습니다.
준비 안했다면, 무릎과 발목에 엄청난 무리가 갔을 것입니다. 등산스틱 만큼은 싼거라도 꼭 구비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필요 시 순례길 중간에도 마을이나 상점에서 구매 가능합니다.
마지막으로 배낭 구매가 고민인 경우에는 종로 등산용품거리에 방문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다양한 전문 가게들이 있어
직접 배낭 메어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등산 용품이 낯설다면 등의 토르소를 맞추고, 제대로 배낭끈 조절하는 법까지 배울 수 있습니다. 인터넷보다는 조금 비싼 가격에 구매했지만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했던 저는 현장 구매에 만족했습니다.
이상으로 짐싸기 까지의 과정을 남겨보았습니다.
순례길을 준비하며 궁금하신 점은 댓글로 남겨주시면 답변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