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까미노 데 산티아고 란?
까미노 데 산티아고는 우리나라에서는 산티아고 순례길로 불리는 길입니다. 스페인 서부 도시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la) 까지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완주할 수 있습니다. 출발하는 도시에 따라 다양한 루트가 있지만, 대표적인 것은 프랑스 생장 드 피에드포르(saint-jean-de-p)에서 시작하는 프랑스길 입니다. 프랑스길의 거리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약 780km, 대륙 끝인 피스테라까지 900km 정도 입니다. 생장에서 산티아고까지 걷는 길은 체력과 일정에 따라 다르지만 짧게는 28일, 길게는 40일을 넘게 소요됩니다.
굳이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걷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순례길이라는 이름에 힌트가 있습니다. 산티아고에 위치한 산티아고 대성당에는 예수의 제자이자 성인인 야곱(Jacob)이 잠들어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역사적 가치 덕분에 이 길은 199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었습니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야곱 성인이 걸어온 길을 따라 걸으며, 종교적 깨달음을 얻거나 회개를 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최근에는 종교적 이유와 무관하게 이 길을 걷는 사람 역시 많습니다. 자신과의 대화를 위해서, 번아웃을 극복하기 위해서, 사람과의 상처를 다스리기 위해서 등 각자의 이유를 가지고 이 길을 선택합니다. 따라서 기독교, 카톨릭이 아니라고 해서 떠나기를 망설일 필요는 없습니다. 각 도시에서 만나게 되는 역사 깊은 성당과 문화에 대한 예의, 존중만 있다면 충분히 이 길을 즐길 수 있습니다.
2. 까미노의 종류
까미노는 시작점에 따라 수 많은 루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길이 앞서 말한 프랑스 길입니다. 그 외에도 선호되는 길은 포르투칼 길 (Lisboa ~ Porto ~Santiago), 북쪽길과 프리미티보 (Irun ~ Santiago) 등이 있습니다. 포르투칼 길은 바다, 강의 아름다운 경치와 비교적 완만하고 짧은 루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프리미티보의 경우 산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경치를 가지고 있지만, 그 만큼 험난한 산을 타야하기에 더 많은 체력이 필요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발렌시아 등에서 출발하는 루트 역시 존재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프랑스 길을 선호하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순례자가 많기에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으며, 다른 순례자들과의 커뮤니티가 잘 되어있습니다. 중간 중간 큰 도시도 존재하기 때문에 초심자라면 여러 상황에 대비하기 용이합니다.
3. 까미노의 날씨
까미노의 날씨는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4월초까지도 눈이 쌓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 일부 우회구간을 이용해야 합니다. 순례자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4월에서 6월이 가장 온화한 날씨입니다. 5월 부터는 일교차가 급격히 심해지며, 6월부터는 한국 여름의 날씨와 비슷합니다. 다만 습하지 않고 해가 강하기 때문에 햇빛과 자외선을 차단하면 더위를 일부 막을 수 있습니다.
일교차 문제를 피하려면 걷는 시간대를 조정하는 방법이 좋습니다. 너무 더워지는 시기에는 해가 가장 강한 2시 이전 숙소에 도착할 수 있도록 출발 시간을 앞당기기를 추천합니다. 반대로 추울 때는 해가 뜨는 시간에 맞춰 활동하면 비교적 온화한 날씨에서 걸을 수 있습니다. 날씨의 가장 큰 변수는 비 입니다. 비가 오게 되면 빠르게 기온이 떨어지며, 산티아고가 위치한 갈리시아 지방은 강수량이 많은 지역입니다.
또한 알베르게 (숙소)가 낡은 곳이 많아 밤에 좋은 난방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항상 체력 관리를 위하여 얇은 여러개의 옷차림을 구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4. 까미노를 위해 준비할 것
앞서 말씀드린 사항을 토대로 언제, 어느 루트로 갈 것인지를 정해야 합니다. 또한 일반적 출발지인 생장에서 시작한다고 했을 때 한국에서 바로 갈 수 있는 비행편이 없습니다. 따라서 파리, 마드리드, 바로셀로나 중 일정, 동선, 예산에 맞추어 비행편을 준비해야 합니다.
또한 아직 준비할 시간이 충분히 있다면, 언어와 체력 두 가지를 준비하기를 추천드립니다. 작은 마을의 경우 영어가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스페인어 사용하는 동양인에 대한 인식이 굉장히 좋습니다. 이에 간단한 인사말과 숙소, 식당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초 회화를 익히면 많은 도움이 됩니다. 또한 하루 20km 이상의 장거리를 걷는 일정에 대비하여 기초 체력을 기르면 도움이 됩니다. 유산소도 중요하지만 무거운 배낭을 견딜 수 있는 하체 근력이 필수적입니다. 저는 이 부분의 준비가 부족했기에 허리 통증과 허벅지 근육 파열, 발목 인대 부상을 겪었습니다. 그렇기에 근력을 키우시면 편안한 순례길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상 기초 준비 사항을 말씀드렸습니다. 그 외 세부 준비물은 다음 편에서 이야기 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