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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숙소 정리 끝판왕, 호스텔 부터 메리어트 호텔 까지_2편

by 산만한 떡볶이 2023. 3. 11.

0-1. 인트로

 앞서 후기를 남긴 이집트 숙소에 이어 2편을 작성하고자 한다. 1편에서는 저가 현지 숙박을 주로 이용했다면 2편은 고급 숙소가 주로 등장한다. 나의 경우 숙소를 가장 고심했던 도시는 후르가다였다. 올인클루시브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2박3일 내내 호텔 내에만 머무를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장 실패한 숙소 중 하나로 후르가다를 꼽는데, 다른 분들이 이런 실패를 줄이기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글을 시작해본다.

5. 룩소르 Bob marley Jamaica hotel (1박)

성급/룸타입: 1성급 / 스탠다드

가격대: 2만원-3만원

만족도: ★★★☆☆(3.0/5.0)

리뷰: 

1) 한국인들이 룩소르에서는 다 밥말리 호텔/호스텔 간다는 글들을 보고 큰 고민 없이 예약했다. 다음날 후루가다로 이동하기 위한 버스 터미널이 도보로 이동 가능했고, 돌발 상황에 직원들이 적극 도움을 준다는 후기 때문이었다. 불만족스러운 부분 많지만 모든게 가격을 생각하면 이해되는 수준이었다. 심지어 저 가격에 조식도 준다.

2) 위치가 애매하다. 다들 위치가 좋다고 하던데 실제 큰 길에서는 도보로 약 10분 떨어져있다. 이집트에서 도보 10분은 생각보다 긴 거리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 길이 어둡고 호객행위나 부적절하게 말을 거는 행위들이 끊이질 않는다. 때문에 저녁 6시가 넘으면 큰 길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두려움을 느끼기 충분하다. 혼자 방문하는 여자라면 나는 추천하지 않겠다. 아니면 해지기 전에 숙소를 들어가던가. 나는 돈을 훨씬 더 주고라도 다른 곳을 갈걸 이라고 생각했다 

2-1) 치안뿐 아니라 관광지 역시도 큰 길에 몰려있다. 큰 길이라고 하면 나일강을 끼고 있는 바로 옆 대로변을 이야기한다. 상권도 그 지역에만 몰려있기 때문에 숙소에 있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큰 길(시내)에서 시간을 보내게 된다. 

3) 중심가가 아닌 데도 시끄럽다. 건너편 건물에서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끊임없이 큰 소리로 음악을 틀고 길에서는 사람소리 차소리가 머리아플 정도로 넘어온다. 그럼에도 전날 피곤해서인지 사실 나는 잘 자긴 했다. 또한 루프탑 공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데 오히려 방에서 소음에 고통받기 보다 루프탑에 올라와 소음을 즐기는 것도 괜찮은 방법인 것 같다.

4) 시설은 방에 아무것도 없다. 옷걸이나 냉장고는 당연히 없고, 방에 침대 2개와 담요를 보관하기 위한 큰 서랍, 의자 하나가 있다. 저것만으로도 방이 꽉찬다. 근데 예상 외로 화장실은 깨끗하다. 샤워하기 좋다 정도는 아니지만 앞서 언급한 hapi 호텔보다 훨씬 깨끗하고 신식이었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모든 불만이 종식되었다.  

4) 직원이 친근하다. 말만 호텔이지 인근 모여있는 자메이카 호스텔들과 함께 운영하는 개인룸 호스텔이다. 그래서인지 호스텔 특유의 장난기 섞인 응대가 많다. 한국인들이 많이 와서 그런지 호의적으로 환대를 받는 느낌이었다. 총평을 하자면 애초에 호텔이 아닌 호스텔을 찾아 오는 사람이라면 이해가 되는 수준의 시설, 서비스와 가성비를 가지고 있다. 

 

6. 후르가다 Shams prestige abusoma resort & hotel (2박)

성급/룸타입: 5성급 / 비치 프론트룸

가격대: 1박 35만원 (조식, 중식, 석식 포함)

만족도: ★★★☆☆(3.0/5.0)

리뷰: 

1) 후르가다는 올인클루시브 휴양을 즐기기 위해 방문한 도시로 하루종일 먹고, 수영하고, 누워있는 게 목적이었다. 그래서 좋은 호텔을 찾기 위해 정말 많이 검색했다. 그리고 결과는 슬프게도 중박이다. 당연히 너무 좋고 행복한 시간이었지만, 이집트 물가에 비해 정말 비싼 숙박비에도 불구하고 음식 퀄리티가 낮았고, 술도 맛이 없었다.

2) 대부분 패키지로 방문하는 힐튼, 데저트로즈 리조트를 보며 눈이 한껏 높아진 상태였다. 저 곳을 갈까 싶었는데 굳이 한국인 많은 곳에서 수영복 입고 돌아다니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한국인들이 많이 가지 않지만 리뷰가 좋은 곳을 찾기 위해 트립어드바이저를 이용했다. 오늘의 교훈 "까다로운 한국인들이 선택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3) 첫번째 변수는 해당 리조트가 후르가다(Hurghada)가 아닌 사파가(Safaga) 지역에 위치했다는 점이다. 위치를 본다고 봤는데 후르가다 공항이 있는 시내에서 멀어질 수록 고급 리조트 단지였기에 멀어서 좋다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아래있는 좀더 유럽인들만 찾아오는 다른 도시였다. 그리고 우리 리조트는 영어는 잘 못하지만 독일어가 유창한 직원들이 일하는 거의 독일인 전용 리조트였다. 이건 나중에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알게 된 당황스러운 정보였다. 이 부분은 정말 운좋게도 내가 짧은 독일어를 할 수 있기에 위기의 순간을 넘길 수 있었다.

4) 나는 2박을 했지만 사실 체크인 시간부터 체크아웃 이후까지 꽉찬 3일을 보냈다. 숙소는 바다에 바로 들어갈 수 있는 독채 숙소였다. 룸 사이즈는 작은 편이었지만 야외 자쿠지와 테라스 자리까지 포함하면 방은 오래된 티가 났음에도 나쁘지 않았다. 특히 바깥에 앉아 바다를 바라볼 수 있게 된 테라스 자리는 너무 마음에 들었다. 자쿠지에서 일몰을 보며 마시던 맥주가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콘도식 호텔이 아니라 우리만의 공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방은 합격점을 주겠다.ㅋㅋ

4) 수영장은 메인풀 1개였고 프라이빗 비치가 있었다. 아이들이 뛰노는게 시끄럽고 번잡스러울까봐 Adult only 호텔을 선택한 건데 그 만큼 놀만한 컨텐츠가 적었다. 1개에 불과한 수영장에도 들어가는 사람은 거의 없었고 다들 선베드에서 하루종일 누워 시간을 보냈다. 물론 나는 용감하게 물안경 쓰고 수영을 했다. 수영장이 크진 않지만 충분히 깊었고 바다로 연결되는 느낌의 인피니티풀이라 뷰는 예쁘고 좋았다.

5) 식사는 뷔페식과 요리 주문을 선택할 수 있었고, 올인클루시브이기 때문에 언제든 모든 음료와 주류를 무제한으로 마실 수 있었다. 대부분 주스나 칵테일 메뉴를 메인으로 제공하는데 모든 메뉴가 좀 밍밍했다. 심지어 위스키 온더락은 너무 달아서 마시다 버렸고, 와인도 너무 저렴한 맛이라 그냥 취하려고 마신 수준이었다. 식사는 다양한 요리로 제공이 되는데 입에 맛지 않았다. 매 식사 때 마다 나눴던 이야기가 "이건 유럽인 입맛일거야...우리가 그래서 안맞는거 뿐이야.."였다. 그래도 뭐 먹을지 고민안하고 끼니 때 마다 밥 먹여주니 행복했다. 실제로 카이로 메리어트를 가기 전까지는 다 행복하고 좋다는 이야기만 나눴었다. 이래서 비교가 무섭다.

 

7. 카이로 Marriott Hotel & Omar Khayyam Casino (1박)

성급/룸타입: 5성급 / 디럭스 나일뷰 테라스룸

가격대: 1박 35만원-40만원

만족도: ★★★★★(5.0/5.0)

리뷰: 

1) 옛 궁전을 그대로 사용하는 메리어트 호텔로 외관 뿐 아니라 내부도 너무 아름답다. 모든 곳이 포토스팟이다. 거기다 19층을 배정받아 보게 된 나일강의 야경은 지난 여행의 아쉬움을 달래주기 충분했다. 지친 여행 끝에 만난 오아시스 같은 호텔이라 혼자만 사진을 많이 첨부한다.

2) 카이로의 가장 부촌인 자말렉 지역에 위치해있으며 사실 도보로 다른 곳을 이동하기는 어렵다. 어차피 이집트의 택시비는 엄청나게 저렴하기 때문에 이동에 불편함은 없었다. 오히려 부촌인 만큼 주변 상권이 깔끔하고 다양한 가게가 있으며, 한국 메리어트와 비교하여 훨씬 저렴한 가격에 내부 레스토랑이나 펍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이집트 여행 14일만에 처음 보는 펍이었다. 펍 내 칵테일 가격 약 2만원, 생맥주 1만원 정도로 한국 강남의 바 수준의 가격이다.

3) 방은 한국 5성급 호텔의 표본과 같은 구조, 사이즈를 가지고 있다. 침대와 침구 퀄리티에 반해 다음날 일정을 취소하고 체크아웃 시간 까지 누워만 있었다. 청결은 말할 것도 없고 서비스 역시 완벽했다. 방을 안내하며 제발 커튼을 먼저 열어봐 달라는 호텔리어의 나일강 뷰에 대한 자부심은 이집트에서 처음 느껴보는 전문적 직업 의식 수준이었다.

4) 체크인 과정에서의 불만은 있었다. 미리 요청한 킹베드 룸이 없어 더블 2개로 안내받았으나 고층뷰가 더 중요했기에 괜찮았다. 다만 직원이 내부 시설이나 조식, 체크아웃 등에 대한 아무런 안내를 하지 않았다. 방으로 이동 중 안내를 받지 못해 리셉션으로 돌아가려했는데 3)의 벨보이가 화내지말라며 친절히 안내해줘 작은 위기 상황을 잘 넘겼다.

5) 조식 역시 만족도가 굉장히 높았다. 자리를 창문이 없는 구석에 내어주어서 기분이 좀 상하긴 했지만 과일, 채소가 맛있는 나라의 위엄을 제대로 느낀 조식이었다. 딸기 주스가 태어나서 마신 모든 딸기 주스 중 최고였다. 

6) 내부 수영장이 매우 아름답다. 조식 먹은 후 수영할까 정말 고민했는 데, 다음날 새벽 한국을 돌아가야했기에 수영복을 말릴 자신이 없어 포기하고 침대에 누워있었다. 사실 이 호텔의 모든 면면이 다 아름답다. 나는 체크아웃 후 짐을 맡기고 내부에서 사진을 엄청 찍고 나갔다. 이 자리를 빌어 고마워 나의 사진기사! 

8. 이집트 숙소 선택 tip과 마지막 후기

 이집트에서 숙소를 선택할 때는 다른 나라와 조금 기준이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반적 기준으로 위치, 가격, 청결, 서비스 등이 있지만 위치를 예로 들면, 관광지에 가기 편한 숙소가 아니라 내가 안전함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위치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가가 저렴한 나라이기에 가격은 예산을 줄이기 위해 만원 대의 숙소를 갈 수도 있는 한편, 오히려 물가가 저렴하기에 5-10만원대로 3성급 수준의 숙소를 구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관광업 만이  극도로 발전한 나라이기 때문에 숙소의 선택지가 너무도 많다. 그리고 패키지를 제외한 한국인의 방문 후기를 구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정보 비대칭성에서 "나는 스스로를 잘 지킬 수 있어"와 같은 과신보다는 여행을 즐기기 위한 필수조건으로서 나만의 기준을 세우길 바란다. 

 비싼 숙소를 가서 행복하지 않고, 저렴한 숙소를 간다고 해서 고생만하지는 않는다. 가격에 맞지 않는 서비스와 시설에는 불만이 따르지만 이 역시 한국 물가 또는 한국 시설의 관점에서 평가해서는 안된다. 어쨌던 이집트는 아프리카다. 유럽이나 관광으로 개발된 동남아 등의 나라와 비교했을 때 거리가 더 시끌벅적하고 청결의 기준이 낮다는 점, 밤에 돌아다니기 어렵다는 점 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정리하면 좋은 숙소는 내 마음이 편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하루 뿐이지만 나의 집이 되어줄 안식처인 여행지의 숙소를 찾아 좋은 여행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