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는 이슬람 국가로 음주는 물론 술의 판매, 유통이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다. 그렇지만 음주가 불법은 아니다. 면허를 취득한 사업자에 의해 판매, 유통이 가능하다. 실제로 카이로의 아주 시내나 나일강 크루즈 내부, 휴양 리조트를 제외하면 외부 펍에서 술을 마시기는 어렵다. 때문에 미리 주변의 샵에서 술을 구매한 후 호텔에서 음주를 하게 된다. 이런 각박한 곳에서 애주가로 살아남았던 나의 팁을 공유하고자 한다.
1. 이집트에서 술 판매점(술집)을 찾으려면?
가장 쉬운 방법은 구글지도 (google maps)에 핵심 키워드를 입력하는 것이다. 허가된 사업자만 주류를 판매할 수 있다는 특성 상 술 가게를 운영하는 이집트 전국 프랜차이즈 샵과 특정 주류의 이름을 이용하면 쉽게 검색이 된다.
핵심 키워드 : Drinkies, Stella beer shop, Sakara, Heineken 등
이집트의 로컬 대표 맥주는 Stella와 Sakara 두 종류가 있다. 스텔라의 경우 벨기에 맥주 스텔라 아르투아와는 다른 맥주다. stella는 4.5%의 가벼운 라거 맥주이며, Sakara는 10도와 15도 두 종류로 이루어진 강력한 맥주다. 그 외 수입 맥주는 하이네캔이 독보적이며, 샵에 따라 기타 맥주를 구할 수도 있다. 이름이 Sakara shop이라고 해도 stella 등 기타 맥주를 판매하니 어느 매장을 방문하나 큰 차이는 없다. 다만 경험상 가격 측면에서는 주류 판매 전문 체인점인 Drinkies가 조금 더 저렴했다.
맥주 외에 와인, 양주 역시 해당 가게에서 구매 가능하다. 와인과 위스키는 로컬 제품과 수입 제품이 모두 준비되어있다. 샵이 아닌 바에서 구매를 통해 먹어본 결과 현지를 느껴보겠다는 이유의 로컬 제품 구매는 패기에 불과하다. 이집트 물가 치고 고가의 와인이 12-12.5도 수준으로 풍미가 거의 없는 포도 알콜 수준이다. 위스키 역시 단맛이 강하게 나는 가짜 위스키 같았다.
이집트 유적의 벽화를 보면 기원전 2000년 전에도 와인과 맥주를 즐기던 사람들이 바로 고대 이집트 사람들이다. 그렇기에 현재 음주를 하지 않는 문화가 참 아이러니하다.
2. 이집트 도시별 술 판매처
1) 기자
기자 피라미드 단지 근처에는 도보로 접근 가능한 술 가게가 두 곳있다.
첫번째 drinkies는 기자 피라미드 단지에서 도보 10분 거리이며, stella beer shop은 기자 피라미드 단지에서 도보 15-20분 떨어진 시내에 있다. 개인적인 방문 경험 상 기자 피라미드 단지에 숙박한다면 첫번째 가게를 낮시간에 다녀오기를 추천한다. 거리는 1km가 되지 않는 가까운 거리지만 현지의 좁은 골목을 지나가야하며 느끼기에 치안이 그리 좋지 않다. 위협하는 사람은 없으나 모두가 쳐다보고 따라오고 말을 건다. 해지는 시간대에 남자와 지나가도 무서웠다.
두번째 Stella beer shop은 일반적인 관광 루트에서 떨어져있다. 이 곳에 방문할 때는 가까운 거리일 지라도 우버를 이용하거나, 꼭 술을 먹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방문하지 않기를 추천한다. 이집트의 교통환경은 극악하다. 횡단보도나 신호등이 없다. 차들은 미친듯이 달리며 사람이 건너도 속도를 줄이지 않는다. 이런 환경에서 왕복 10차선 정도 되는 도로를 두번이나 무단횡단해야 한다. 너무 무서워서 반쯤 울면서 건넜다. 돌아올 때는 도저히 그 길을 다시 건널 자신이 없어 우버를 타고 돌아왔다. 우버 요금은 편도 약 800원정도 나왔던 것 같다.
- Drinkies
https://goo.gl/maps/FxN24SVMPQhjLyyz8
- Stella beer shop
https://goo.gl/maps/1NkUcaw68ZWKjdGw7
2) 카이로
카이로는 수도답게 훨씬 많은 술 가게들이 있다. 위의 키워드로 검색하면 본인의 숙소나 동선 근처의 가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호텔이 위치한 자말렉 지역 가게의 주소와 카이로 공항 근처 방문했던 한식당 근처의 가게 주소를 남긴다. 또한 카이로에서는 고급 레스토랑이나 호텔에서 술을 판매한다. 나의 경우 자말렉지역의 U-Bistro라는 곳과 메리어트 호텔 내의 Harry's pub에서 음주를 즐겼다. 밖에서 마실 수 있을 정도의 식당, 펍의 가격대는 중저가 와인 4-5만원, 맥주 한 잔 기준 1-2만원 정도이다.
- Drinkies
https://goo.gl/maps/Rj72mkMhqgQaJR9B8
- Drinkies
https://goo.gl/maps/SFuc5JKFdc2KDN1d9
- U Bistro & pub
https://goo.gl/maps/jnBgjZ1bGcLLzuAj7
- Harry's pub (가게x, 술집o)
https://goo.gl/maps/i5Zwe3R9PsSK64Ee8
3) 아스완
아스완의 가게는 실제 방문하지 못했다. 크루즈를 이용하면 크루즈 내 맥주, 와인 등의 주류 구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외부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약 5-8배 비싼 가격에 판매하지만 우리는 선상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 크루즈에서 구매해 먹기를 선택했다. 미리 구매해서 타는 것 또한 가능하니 참고를 위해 주소를 남긴다. 이 가게는 겉으로 보면 일반 가게이지만 2층을 올라가면 주류를 판매하는 가게가 별도 있다고 하니 참고하면 좋겠다.
- Egypt fee shops 2층
https://goo.gl/maps/x12S1u4bBsmNEXBs6
4) 룩소르
룩소르에서 가장 많은 주류 판매점을 보았다. 도시가 작지만 외국인 유동인구가 많기 때문으로 추정되는데 룩소르 역 근처로 최소 4개 이상의 주류 판매점이 위치해있다. 역 바로 옆이나 고버스 사무실 바로 옆에도 가게가 있기 때문에 이동 간 들러 구매하기 좋다. 또한 룩소르 시장 초입 가장 번화한 길에도 Bazar Sakara 매장이 있어, 식사를 하거나 시장 구경을 나온 길에 구매하기도 쉽다. 참고로 이 매장의 가격은 Drinkies 에서 판매하는 가격보다 맥주 캔당 5-10파운드 비싸다.
- Drinkies
https://goo.gl/maps/sxNL8B7bfyNxX6L69
- I.D Zone
https://goo.gl/maps/cGp8xJ8v4Dmcxco17
- Bazar Sakara
https://goo.gl/maps/Ng6A3SDg5zJRWsBL9
3. 대략적인 가격
흥정의 나라 이집트에서 합리적인 가격은 얼마일까? 이집트는 슈퍼에서도 부르는게 값일 정도로 정해진 가격이 없는 문화이다. 외국인은 현지인의 몇배의 가격을 주고 구매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때문에 정찰제 매장을 기준으로 가격을 이야기해보겠다. (정찰제에서 형성된 가격이 저렴한 편인지는 알 수 없다)
로컬 맥주의 기준 500ml 한 캔에 40-50파운드, 수입 맥주의 경우 60 파운드 정도였다. 한캔에 약 2,000원이라고 할 수 있다.크루즈 등 매장에서 판매하는 경우 캔당 120파운드 수준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와인의 경우 저가 로컬와인은 병당 200-400파운드, 비슷한 수준의 와인이 크루즈에서는 950파운드, 한화로 3.5만원-4만원 수준이었다. 한국 평범한 바에서 마실 수 있는 동일 가격대 와인 치고도 아주 맛이 없는 제품이다. 그렇지만 이집트에서 와인 3병을 구매해 마셨다. (23년2월, 환율 1파운드 38원 기준)
4. 그 외 술을 마시는 방법
그 외 술을 마시는 방법은 이용하는 숙소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숙소 직원에게 맥주 살 곳을 물어보거나 사다줄 것을 요청하면 추가적인 비용을 받고 술을 사다주기도 한다. 다만 이 경우 그들 스스로 많은 수준의 팁을 챙기기 때문에 장단점이 있다. 내가 읽었던 블로그 중에는 맥주 한 캔에 100파운드를 줬다는 글을 봤다. 당시에는 내가 직접 사오는 편이 무조건 낫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기자에서 맥주를 구하기 위해 나섰다 사람과 차에 무서움을 느끼고 나서는 직원에게 부탁하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작은 돈 아끼려다 지치고 즐거운 여행 망치지말고 쓸때는 써야한다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
이러한 방법이 귀찮다면 모든 에너지를 모아 후르가다나 다합 등 휴양도시에서 신나게 마시는 방법도 있다. 대부분 올인클루시브 호텔로 이루어져있기 때문에 아침부터 저녁까지 신나게 마시면 된다.
나는 맥주 마시고 싶을 때 맥주가 없음에 아주 슬픔과 좌절을 느끼는 편이라 한국에서 부터 카스를 인당 3캔 씩 캐리어에 싸갔다. 그리고 구매할 수 있는 기회가 될 때마다 가방에 맥주를 채워넣었다. 또 사막투어에서는 생수병에 위스키를 가득 담아오신 아주머니를 만난 덕에 15도 짜리 맥주에 양주를 말아먹는 즐거움을 누렸다. 그 결과 알콜 지수가 떨어지지 않은 즐거운 여행을 마칠 수 있었다. 나처럼 알콜이 여행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여행자라면 한국에서 미리 작은 소주나 위스키, 맥주 등을 챙겨가는 편이 가장 마음 편할 것이다. 다들 알콜 가득한 여행하시기를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